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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일상

물류센터 알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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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격증나올때까지 기간이 애매해서 몇달만 알바를 하려고 했다.

일반 회사는 다니다가 그만 둔다고 하기가 뭐하지만 이런 알바는 언제라도 그만두기 편할거 같아서 선택한거였는데 

잘못된 선택이었나보다. 이틀하고 그만뒀다. 

힘들어서 그만둔건 아니다. 힘들거란건 예상하고 가서 그런가 막 죽을만큼 힘들고 그런건 없었다.

다 사람이 하는일인데 못할것도 없다.

 

게다가 직원들도 여자들이 많고 물건들도 옷이나 신발같이 작은 물건들이라 무겁지도 않고 할만했다.

낱개로 포장해서 큰 박스에 담은 다음에 그걸 파레트에 옮겨놓으면 남자들이 지게차로 옮기는데

큰 박스를 파레트에 옮길때는 좀 무겁긴 했다.

그리고 피킹이라고 물건 찾는 일이 있는데 물건 찾으려면

잔뜩 쌓여있는 박스들 중에서 물건을 찾기 위해서 박스를 올렸다 내렸다 해야하는데

그런게 좀 무거워서 힘들었던거 조금 있고.

 

그거 말고는 하루종일 서서 포장을 해야해서 다리 아프고

먼지가 많아서 옷이 더러워지고 가만히 있으면 추운데 일하면 덥고

더워서 잠바를 벗었는데 잠바 놓을데가 없어서 그냥 지저분한데다가 놓아야 해서 좀 그랬던거 등

사소한 문제들이 조금 있긴 했지만 그만둘 정도의 문제는 아니었다.

 

문제는 내가 소속이 불분명해서 어디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수가 없다는게 짜증이 많이 났었다.

처음에 용역업체에 갔을때 알바를 할건지 직원을 할건지 물어봤다. 

알바를 하면 평일 9시부터 6시까지만 하고 잔업도 특근도 없고,

직원을 하면 잔업, 특근을 많이 해야 한다고 했다.

그래서 단기간에 돈을 많이 버는게 더 나을듯 싶어서 직원을 하겠다고 했다. 

근데 첫날에 관리자를 만나서 뭐가 어떻게 되고 어떻게 하면 된다는 그런 설명이 없이

그냥 로비에 있던 사람들 불러모아서 명단 쭉 적고 일시키길래 원래 이런가? 하고 그냥 일 했는데

용역업체랑 나중에 통화를 했더니 직원따로 알바따로이기 때문에

둘째날은 첫날처럼 로비에 서 있지말고 일했던데로 바로 출근하면 된다고 하길래 그렇게 했다.

근데 거기서는 나에 대해서 들은바가 없다고 한다.

그래서 용역업체에 전화해서 자초지종을 설명했더니 해결해준다고 어쩌고 하더니

누구랑 통화를 하고 거기 반장인지 조장인지 하는 아줌마한테 나를 다른데에다 데려다주라고 했다.

근데 데려다 준 곳에 있던 사람도 뭐 들은바가 없다고 나보고 전에 어디에서 일했냐고 물어봐서 저쪽에서 일했었다고 했더니 다시 거기로 가랜다. 그래서 저쪽에서 이쪽으로 가라고 해서 온거라고 했더니 다시 가랜다.

아니, 관리자는 대체 누구고 용역에서는 누구랑 통화를 한거고 누가 누구한테 지시를 내리고 인원 관리를 하는건지 알수가 없고 뭐가 어떻게 돌아가는건지 알수가 없다.

그래서 이렇다 저렇다 설명하기도 귀찮고 싸우기도 싫고 그냥 가란대로 첫날에 일했던대로 가서 똑같이 일했다. 

다 귀찮고 알바인지 직원인지 알게뭐야 신경쓰기도 싫었다.

뭐 대단한일 한다고.. 진짜로 평생 다닐것도 아니고 그렇게 애쓰고 싶지도 않고.

하루는 그냥저냥 버텼는데 내일 출근하려고 생각하니 알바인지 직원인지 위치가 불분명해서 용역에 전화하면 오늘 그 아줌마가 데려다 준곳에 가면 된다고 할테고 거기서는 들은바 없다고 할테고..

내일도 오늘처럼 소속도 못찾고 여기저기 헤맬거 생각하니까 도저히 갈수가 없었다. 너무 가기가 싫었다. 

 

그래서 용역업체에 전화해서 그만둔다고 얘기하고 기분나쁜거 다 얘기할려고 했더니 이유도 안묻고 알겠다고 한다.

원래 하루이틀하고 그만두는 사람이 많은가보다. 이유도 안묻네.

그냥 알바를 한다고 했으면 짜증이 덜 났으려나? 모르겠다. 내가 욕심을 부린 탓인지..관리를 너무 엉망으로 하는듯하다.

 

일하는 것도 그렇다.

첫날에 현장이 무지 넓은데 길치라 어디가 어딘지도 모르겠고 열심히 일하다가 어느순간 불이 꺼져서 봤더니 점심시간인지 사람 한명도 없고 나혼자 열심히 포장하고 있었다.

아무도 밥먹으라는 소리도 안하고 어디가 식당인지 알려주는 사람도 없고..참 서러웠다.  

원래 사람많은데는 그런가?

새로 들어오는 사람에 대해서 아무 관심이 없고 그냥 일회용품처럼 생각하는것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오던지 가던지 밥을 먹던지 말던지 아~~무 관심이 없다.

 

내가 맨날 직원 몇명 안되는 조그만 회사만 다녀봐서 그런지 몰라도 적응이 참 안됐다.

전에 다녔던 회사는 처음 들어가면 하나부터 열까지 세세하게 설명해주고 챙겨주는게 당연한거였는데 물류센터란 곳은 참 사람도 많고 넓기도 넓고 인정이 없다.

힘든일은 알바생 시키고 뭐 잘못된거 있으면 자기들끼리 "알바가 했네." 이러면서 비웃는데 기분이 참..

 

그정도면 물류센터 중에서는 물건들이 가벼워서 쉬운거라던데

내가 사무직 일만 계속 해봐서 그런건지 나랑은 안맞는거같다. 

그리고 정말 그랬던게..쉬지도 않고 하루종이 서서 엄청 빡세게 일하는데도 월급이 그거밖에 안된다는게 진짜 너무한다.

힘든만큼 돈도 더 줘야 할것같은데 그냥 최저시급이다. 

 

그리고 정말 앉아있을데가 없다. 쉬는시간에 정 쉬고 싶으면 박스위에 앉아있어야 한다. 환경이 참 거시기하다.

휴게실이 있긴한데 가본적도 없고 현장이 그렇게 넓은데 휴게실 갔다오면 쉬는시간 끝날듯..

그전에 내가 했던 일들이 참 쉬운일이었구나. 사무실 일을 주로 했지만 알바도 하고 공장도 다녀보고 이것저것 

많이 해봤는데 물류센터 일은 안해봤었다. 그중에 이게 제일 빡센거 같다. 

머리아픈일, 몸이 힘든일 둘중에 고르라면 차라리 단순하고 몸이 힘든일이 낫지 않을까 했었는데..이건 아닌거같다.

이건 몸도 힘들고 마음도 힘들다.

 

그래도 친구랑 같이 가면 혹시 모르겠다. 의지할데가 있었으면 조금 덜 힘들었을지도..외로워서 더 힘들었으니까.

밥 먹기도 싫어서 점심시간에 그냥 어두운데서 한시간 넘게 앉아있으면서 오만가지 생각이 다 들었다. 

그깟돈 벌자고 내가 이짓을 해야하나 싶고 별생각을 다했다.

그래도 직원인지 알바인지 착오만 안생겼어도 몇달은 다녔을텐데.. 지금 한푼이 아쉬운데 이렇게 놀고있다.

다시 다른데 찾아봐야지 하면서 이러고 있다. 한심하네 참..내가 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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